리챔을 구매한 사람 중 스팸을 한 번도 사지 않은 사람이 몇 명인지 알고 계신가요?
영끌 구매 데이터를 열어봤더니, 그 숫자가 0명으로 나타났습니다.
2025년 9월부터 2026년 4월까지 8개월간, 리챔을 구매한 유저 전원이 분석 기간 중 스팸도 함께 구매했습니다. 이 한 줄이 리챔 마케팅 전략의 전제를 다시 쓰게 만드는 데이터입니다.
본 분석은 팀리미티드의 '영끌' 유저 실구매 영수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며, 유저 편향 보정(Post-Stratification)을 적용해 시장 대표성을 확보했습니다.
분석 기간은 데이터 표본 규모가 나오는 구간인 2025년 9월~2026년 4월이며, 리챔 브랜드 전체(오리지널·더블라이트·뉴김치볶음·오믈레햄 등)를 대상으로 분석했습니다.
"리챔 vs 스팸은 잘못된 질문이다", 대체재가 아닌 병행재의 진실
리챔 구매자의 100%가 스팸도 구매하고, 스팸 구매자 중 리챔까지 구매하는 비율은 13.7%로 나타났습니다.

흔히 리챔과 스팸은 시장에서 경쟁 관계로 묘사됩니다.
그런데 데이터를 열어보면 전혀 다른 구도가 보입니다. 리챔 구매자 전원이 스팸도 사고 있다는 사실은, 리챔이 스팸 자리를 빼앗는 제품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합니다.
소비자는 스팸과 리챔을 '선택지'로 놓고 고르는 게 아니라, 스팸을 사던 사람이 리챔을 추가로 담는 구조입니다.
반대로 스팸 구매자 3만 1,733명 중 리챔을 함께 구매한 사람은 13.7%에 그칩니다. 즉, 스팸 구매자 중 86.3%는 아직 리챔을 경험하지 않은 잠재 신규 구매층입니다.
외부 시장 데이터와 교차해보면, FIS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캔햄 시장에서 스팸의 소매점 점유율은 약 50%, 리챔은 약 20% 수준입니다. 이 점유율 격차를 "경쟁에서 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는 시각도 있지만, 구매 데이터가 시사하는 것은 다릅니다.
리챔의 핵심 과제는 스팸 구매자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스팸을 이미 사고 있는 86.3%가 리챔까지 담게 만드는 것입니다.
"리챔이냐 스팸이냐"가 아닌 "스팸에다 리챔도"를 캠페인 프레임으로 설계할 때, 시장 구조와 가장 정합적인 전략이 나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출시 후 8개월, 구매자 83%가 한 번만 사고 돌아오지 않았다
리챔 구매자의 83.1%는 분석 기간 8개월 중 단 1개월만 구매했고, 3개월 이상 지속 구매한 비율은 3.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매침투율은 중요한 지표이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구매침투율이 높더라도 재구매율이 낮으면 캠페인 효과는 '한 철 반짝'에 그칩니다.
리챔의 월별 구매침투율을 살펴보면,
2025년 11월에 1.65%로 최고점을 찍은 뒤 2026년 3~4월에는 0.46~0.52% 수준으로 내려앉았습니다.
트라이얼(첫 구매)은 분명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그 구매자들이 두 번째 달에도 리챔을 찾았느냐를 보면, 대다수가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구매침투율이 올라간 10~11월은 추석 명절 시즌과 겨울 초입이 겹친 시기입니다. 선물세트 구매와 계절성 소비 심리가 동시에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 번 사보고 맛을 알았지만, 그것이 정기적인 구매 습관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입니다.
이 구조는 "리챔을 모르는 사람보다, 리챔을 사봤지만 다시 찾지 않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신규 고객 획득(트라이얼) 캠페인과 함께, 1회 구매자를 2회로 전환하는 리텐션 캠페인을 별도로 설계해야 합니다. 특히 첫 구매 후 3~4주 내 재접촉 시점이 핵심입니다.
슈퍼마켓 41% vs 실제 집중 채널, 채널 집중 지수를 보정하면 결론이 뒤집힌다
리챔의 단순 구매 비중만 보면 슈퍼마켓이 41.6%로 1위이지만, 전체 장보기 비중 대비 채널 집중 지수를 보정하면 편의점(1.70)과 창고형마트(1.78)가 실질 집중 채널로 드러납니다.

채널 집중 지수란, 이 채널이 원래 갖고 있는 장보기 비중 대비 특정 카테고리가 얼마나 더 쏠려 있는지를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1.0이면 평균, 1.0 이상이면 그 채널에서 과도하게 많이 팔리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슈퍼마켓은 구매 건수가 가장 많아 보이지만, 전체 장보기에서 슈퍼마켓이 원래 차지하는 비중이 48.5%이므로 오히려 리챔이 평균보다 덜 팔리는(0.86) 채널입니다.
반면 편의점은 전체 장보기의 15.7%를 차지하는데, 리챔 구매에서는 26.7%를 차지합니다. 집중 지수 1.70은 "원래 이 채널이 가져야 할 것보다 70% 더 집중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패턴이 하나 더 있습니다.
월별로 보면 편의점 채널은 10~11월 피크 시즌에 구매 건수 기준 슈퍼마켓을 앞섰다가, 12월 이후 급격히 축소됩니다. 편의점 중심의 트라이얼이 정기 구매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시그널입니다.
편의점 중심의 트라이얼 유도 전략은 유효합니다. 그러나 편의점에서 첫 구매를 한 소비자가 다음번에 슈퍼마켓이나 대형마트에서도 리챔을 찾게 만드는 크로스채널 전략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10월 첫째 주, 리챔 +452%, 스팸이 -22%였던 그 주에 무슨 일이
2025년 10월 첫째 주, 리챔의 주간 성장률은 전주 대비 +452%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스팸은 -22%, 가공식품 카테고리 전체는 +4.2%였습니다.

상대모멘텀지수란, 카테고리 전체가 움직이는 방향과 속도를 기준으로 특정 브랜드가 그것보다 얼마나 더 잘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시장이 보합인데 혼자 4배 이상 성장했다는 것은 단순한 계절성이나 시장 흐름이 아닌, 특정 이벤트 또는 마케팅 액션의 영향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주는 추석 연휴 직후 주간입니다. 2025년 추석 연휴가 끝나고 편의점·마트 채널의 명절 이후 리오더가 집중된 시기와 맞물립니다.
동원F&B가 2025년 안성재 셰프를 리챔 모델로 발탁해 프리미엄 이미지 캠페인을 전개했는데, 이 시기 광고 집행과의 연관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 주입니다. 10월 둘째 주에 리챔의 주간 성장률은 -68.4%로 급락합니다. 반면 스팸은 같은 주에 +17.4% 회복합니다. 리챔의 급등이 진성 수요 형성이 아닌 '펄스 구매'에 그쳤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패턴입니다.
이런 펄스형 구매 이상치가 발생할 때, 그 직후 주에 재구매를 유도하는 리마케팅(디지털 타기팅, 편의점 2차 쿠폰 등)을 얼마나 빠르게 집행하느냐가 리텐션의 핵심 변수가 됩니다.
40대 여성 37%, 그 장바구니엔 신선채소와 참이슬이 함께 있었다
리챔 구매자의 37.4%는 40대 여성이며, 연관구매 1위는 신선식품(892명)이고 주류(참이슬 등)와의 동반구매도 포착되었습니다.

리챔의 광고 캠페인을 보면 남성 셰프(안성재)를 내세워 프리미엄 요리 이미지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구매자 프로필을 보면, 40대 여성이 37.4%로 압도적 1위이며 상위 3개 세그먼트 모두 여성(40대 37.4%, 50대 18.1%, 30대 15.9%)입니다. 남성 구매자 전체를 합산해도 17.2%에 그칩니다.
순위 연령/성별 비율 1위 40대 여성 37.4% 2위 50대 여성 18.1% 3위 30대 여성 15.9% 4위 40대 남성 7.6%
그리고 이 40대 주부들이 리챔을 살 때 함께 담는 것을 보면, 신선채소·신선식품이 1위(892명)이고 동원참치, 비비고, 진라면, 양반국 순으로 이어집니다. 이는 리챔이 "완성된 안주"가 아니라 "요리 재료"로서 장바구니에 담기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한편, 동반구매 목록 후반부에는 참이슬이 포착됩니다. 절대 숫자는 작지만, 이 세그먼트는 리챔을 '홈술 안주 재료'로 소비하는 별도 페르소나의 존재를 암시합니다. 요리 재료형 구매자와 홈술 안주형 구매자는 각각 다른 메시지와 채널로 접근해야 전환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현재 광고 크리에이티브가 타기팅하는 인구통계(남성, 프리미엄 미식)와 실제 구매자 프로필(40대 여성, 요리 재료 장보기) 간의 괴리가 존재합니다. 이 괴리를 어떻게 해석하고 캠페인에 반영할지가 리챔 마케팀의 실질적인 과제입니다.
핵심 내용
리챔 구매자 전원이 스팸도 구매한다. 리챔의 과제는 스팸과의 경쟁이 아니라, 스팸 구매자 86.3%에게 리챔을 추가로 담게 만드는 것이다.
첫 구매자 83.1%가 1개월 후 돌아오지 않았다. 트라이얼은 성공했지만 리텐션 전략이 없으면 캠페인 효과는 반감된다.
편의점 채널 집중 지수 1.70이지만 12월 이후 급락. 편의점 첫 구매자를 슈퍼마켓·대형마트로 연결하는 크로스채널 전략이 필요하다.
시사점
제조사(동원F&B) 관점
리챔의 구매침투율 피크가 11월(1.65%)에 집중되고 그 이후 급락하는 패턴은, 현재 리챔의 판매 구조가 명절·계절 수요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스팸과의 격차를 좁히려면 명절 외 비수기에도 소비자가 리챔을 찾게 만드는 '일상 소비 루틴'을 심는 것이 핵심 과제입니다. 40대 여성 주 구매층을 타깃으로 한 '요리 레시피형' 콘텐츠 마케팅이 효과적인 방향일 수 있습니다.
유통사 관점
편의점 채널에서 리챔의 집중 지수가 1.70으로 높다는 것은, 편의점 바이어 입장에서 리챔이 객단가와 카테고리 다양성 면에서 매력적인 SKU임을 의미합니다. 다만 12월 이후 편의점 구매가 급감하는 패턴을 고려하면, 연중 균등한 수요를 만들기 위한 1+1 기획, 소용량 패키지 확장, 조합 번들(리챔+소시지 등) 등의 유통 전략을 제조사와 공동 기획할 여지가 있습니다.
FAQ
Q. 리챔은 정말 스팸의 경쟁 상대가 아닌가요?
A. 데이터 기준으로는 '직접 경쟁 관계'가 아닌 '병행 구매 관계'에 더 가깝습니다. 리챔 구매자 전원이 스팸도 구매하는 현상은, 두 제품이 소비자 마음속에서 서로를 대체하기보다 함께 소비되는 카테고리로 인식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단, 점유율 확장 관점에서 스팸 구매자의 86.3%를 리챔으로 유입시키는 것이 성장의 핵심 경로인 것은 분명합니다.
Q. 재구매율이 낮은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요?
A. 데이터만으로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두 가지 가설이 가능합니다. 첫째, 트라이얼 동기(명절 선물세트, 할인 행사)가 일상적 구매 동기와 다를 때 재구매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둘째, 첫 구매 후 리챔을 '어떻게 먹을지' 모르는 소비자에게는 레시피·활용법 콘텐츠가 재구매 트리거가 될 수 있습니다. 영끌 데이터에서 신선식품과의 동반구매가 많다는 점은 요리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시그널입니다.
Q. 편의점 vs 슈퍼마켓, 어느 채널에 더 집중해야 할까요?
A. 두 채널의 역할이 다릅니다. 편의점은 '신규 트라이얼 창구' 역할을 하고 있고(집중 지수 1.70), 슈퍼마켓은 재구매 이후 '정기 구매 거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어느 하나를 선택하기보다, 편의점에서 첫 구매를 유도하고 슈퍼마켓에서 습관 구매로 전환되는 퍼널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마무리
리챔이 2025년 안성재 셰프를 내세우며 '맛있는 프리미엄 햄'으로의 이미지 재포지셔닝을 시도하고 있는 것은 명확한 방향입니다. 그런데 영끌 데이터가 보여주는 실제 구매자는 40대 주부이고, 그 주부가 리챔을 사는 맥락은 신선채소와 함께 담는 '요리 재료 장보기'입니다.
"누구에게, 어떤 상황에서, 리챔을 선택하게 만들 것인가", 이 질문에 데이터 기반으로 답하는 것이 리챔 캠페인의 다음 스텝이 될 것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리챔 구매자 세그먼트별 장바구니 구성 차이를 더 깊게 들여다볼 예정입니다.
